
※ 이 글에는 해리가 여자로 나옵니다. 꺼려지시는 분들은 피해주세요.
※ 커플링은 드레이코X해리(엇)포터 입니다.
※ 시대는 현대입니다. 둘은 마법사가 아닙니다!
※ 둘이 어릴때부터 아는 사이라는 설정입니다. 현재 둘의 나이는 17살 입니다.
※ 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성격이 원작과 많이 다릅니다. 이점 주의해주세요.
여름의 대삼각형.
그 별빛에 비추어 반짝이는 유리구슬, 그리고 그것을 쥐고있는 너.
" 너의 소원은 무엇이야? "
" 나의 소원은- "
-
바깥에는 시끄러운 매미소리만이 울려온다. 그 소리를 시끄럽다고 여길 즈음 소녀의 두 눈이 열리며 늘 보이는 것은 별 다를바 없는 천장이었다. 하얀색의 천장을 바라보며 잠시 눈을 끔뻑였을까, 천천히 몸을 일으켜 눈부신 빛이 들어오는 창가로 시선을 돌렸다. 이내 졸린듯 눈을 부빗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온 소녀는 침대곁에 놓인 서랍장 위에 올려진 사진을 바라보며 인사말을 내뱉는다.
" 좋은 아침이에요. 엄마, 아빠. "
외로움을 달래보고자 시작했던 이 인사말은 이제는 하지 않으면 무언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익숙해진 말이었다. 언제나와 같은 일상, 그런 일상에 오늘은 조금 다른점이 있었다. 아니, 다른 점이라고 하기보다는 이맘때쯤, 아니. 이 시기쯤에 언제나 꾸는 꿈을 소녀는 이번에도 동일하게 보았다.
" 또 그 꿈인가...? "
꿈속에서 보이는 것은 아주 어릴적의 소녀의 모습과 얼굴이 보이지 않는 백금발의 소년, 그리고 아름다운 별바다의 하늘과 손에 쥐고있던 유리구슬. 꿈의 시작은 그렇게 두 사람이 마주앉아 별빛 아래에서 소녀가 내뱉는 말로 시작한다.
["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게 여름의 대삼각형이래, 이름은 저게 데네브, 이게 알타이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게 베가라고 한데. " ]
꺄르르 웃는 소리가 들려오면 백금발의 소년이 소녀를 향해 입을 열어보인다.
[" 그런데 이건 뭐야? "]
소녀의 손에는 늘 그렇듯이 유리구슬이 들려있다. 소녀는 가지고 있는 여섯개의 유리구슬 중 3개를 소년에게 내밀어 보이며 입을 연다.
[" 구슬 주문이라고 알아? "]
[" 구슬 주문? "]
소녀의 말을 다시한번 따라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 소년을 향해 소녀는 방긋 웃으며 말한다.
[" 한개의 구슬당 한개의 소원을 빌 수 있어! 빛에 비추어서 소원을 빌면 되고 세번재 구슬에 가장 이루고 싶은 소원을 비는거래! "]
[" 헤에.. 그렇구나, 그리고 나서는? "]
[" 소원을 빈 구슬을 늘 지니고 있으면 그 소원이 언젠가는 꼭 이루어 진다고 하더라고! 아빠가 알려주셨어. "]
[" 그래? "]
그들의 대화가 끝나면 소년과 소녀는 제각기 구슬을 별빛에 비추어 보이며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입밖으로 그 소원을 꺼내지는 않지만 마지막은 무엇보다 간절하게 소원을 비는 얼굴을 해보인다. 이내 소원을 먼저 다 빌어버린 소녀가 소년을 향해 묻는다.
[" 있지, 네 마지막 소원은 뭐야? "]
소녀의 질문에 조금 작게 웃어보인 소년이 손을 뻗는다. 그 손이 소녀에게 닿기 직전에 소년으로부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내 소원은... "]
꿈은 거기서 끝이 난다. 신기하게도 소년의 이름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으며 끝까지 소년과 소녀가 마주보는 그 상황에서도 소년의 얼굴은 검게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왜 이런 꿈을 꾸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녀는 그저 언제나와 같은 일상을 보낼 뿐이었다. 따분하고 지루한 학교로 걸어들어가 언제나와 같이 공부를 한다,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에 질려갈 때쯤.
" 포터. "
" ... "
" 해리엇. "
" .... "
" 해리엇 포터. "
" ... "
" 해리! "
누군가의 부름에 깊은 망상에서 끌려나오듯 화들짝 놀란 소녀가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 아, 뭐야.. 디키였어? "
"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게 해? 내가 몇번 불렀는지 알아? "
조금 불만인듯한 얼굴을 해보이는 소년을 향해 소녀는 작게 웃는다. 이내 소녀를 향해 손을 내밀어보인 소년은 작게 웃으며 입을 열 뿐이었다.
" 밥먹으러 가자. 이러다 늦겠어. "
고개를 끄덕이며 소년의 손을 잡은 소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둘을 바라보던 다른 학생들은 그저 미묘한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
" 그러고 보니까 말이야, 나 이번에도 그 꿈 꿨다? "
" 그래? "
언제나와 같은 식사시간, 소년은 소녀의 말을 들으며 가만히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 여름의 이맘때쯤 늘 듣는 이야기. 소녀는 아직 눈치채지 못한다.
" 그래서 말이야... "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내는 소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소년은 오늘도 작은 미소를 흘려보낸다. 무표정하고 오만한 소년이 유독 이 소녀의 앞에서 만큼은 표정이 풀어지고 다정하게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주변 학생들은 둘을 미묘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 주변의 시선을 먼저 느낀 소년이 다른 이들을 바라보자 그 시선에 황급히 다른 학생들은 자리를 피한다. 소녀가 의아함이 담긴 얼굴로 소년을 바라보면 소년은 작게 웃으며 제 식판에 놓여있던 빵을 소녀의 앞에 놓아준다.
" 저런녀석들은 됐고 그래서? "
" 그래서 말이야. 이번에 여름방학때 별자리 보러 가지 않을래? "
그 말에 소년의 얼굴에 잠시 묘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것도 일순간일 뿐이었다. 소년은 이내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빵을 받은 소녀는 기분 좋은듯 빵을 뜯어먹으며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소년은 이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 슬슬 돌아가야 하지 않아, 해리? "
" 아, 맞아. 이번시간 늦으면 안되는데. "
그 스네이프 교수님은 안그래도 딱딱하단 말이야. 라고 중얼거린 소녀는 이내 소년을 두고서 먼저 가버리고 말았다. 소년은 가만히 서서 한숨을 내쉬었다.
" 언제쯤이면 눈치채려나. "
작은 한숨, 오늘도 소년은 조금 괴로웠다.
-
언제부터였을까, 소년이 소녀를 향해 작은 마음을 품게된 것은 말이다. 그것은 어쩌면 아주 오래전, 소녀와 함께 하였던 그 여름날의 별자리 아래에 빌었던 소원을 말한 그 순간부터였을까. 아니면 좀더 오래전부터 였을까.
소년이 소녀와 함께 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어릴적의 일이었다. 두사람의 부모님간의 교류로 인하여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두사람은 다른 이들과는 다른 유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소년이 사랑에 빠졌던 그 여름. 여름의 대삼각형 아래에서 빌었던 소원을 묻는 소녀였다.
[" 세번째 소원은 뭐야? "]
그런 소녀의 물음에 소년은 그저 가만히 웃으며 입을 열어보였다.
[" 내 소원은 너와 계속 함께할 수 있기를 "]
그런 소년의 말에 살짝 눈을 크게뜬 소녀는 이내 활짝 미소지으며 소년을 향해 말했다.
[" 나랑 같은 소원 빌었네? 기뻐! "]
그 미소에, 맑은 목소리에 소년은 한순간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소년은 웃어보였다. 자신과 함께하길을 빌어준 소녀를 향해 더없이 밝은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 ... "
물론 지금에 와서 소녀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이미 예전에 잊어버린 것 같지만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소녀의 곁에 있을 수 있는 것은 그날 빌었던 소원과 자신이 늘 지니고 있는 유리구슬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이미 예전에 포기한 첫사랑이자 짝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이 시기가 되면 그때의 추억을.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듯 꿈을 꾸는 소녀에게 소년은 아직까지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있는 한편으로 그냥 이상태도 좋다고 생각해버리는 소년이 있었다.
" ... "
그리고 소년은 아직 망설이고 있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소년과 소녀는 방학을 맞이하였고, 별 다를바 없는 생활을 하며 언제나와 같이 지내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에게 했던 약속마저 잊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그저 그때는 대화를 나누기 위한 소재였을 뿐인지를 고민하던 소년은 이내 소녀에게 다가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해리, 이전에 같이 별자리 보러 가자고 했잖아. 그거 오늘 가지 않을래? "
" 오늘? "
" 물론 네가 일정이 없다면 말이야. "
소녀는 잠시 고민하였을까,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런 소녀를 바라보며 소년은 생각하였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망설이고 있던 자신의 마음에 답을 내놓기로 말이다.
-
도착한 곳은 어릴적 소녀와 함께 갔었던 그 여름날에 자신을 사랑에 빠지게 만든 숲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조금은 신기한 듯한 얼굴을 해보이는 소녀에게 소년은 이내 입을 열어보였다.
" 포터 "
" 응? "
" 해리엇. "
" 응, 왜? "
" 해리엇 포터. "
" 왜 불러 드레이코? "
" ... 해리. "
자신의 애칭을 부르는 소년을 향해 조금 이상하다는 얼굴을 해보인 소녀가 이내 입을 열었다.
" 디키, 무슨 일 있어? "
그런 소녀를 향해 조금은 굳은 얼굴을 하고는 성큼성큼 다가간 소년이 입을 열었다.
" 이곳에서 있던 일, 기억나? "
" ...? "
잘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저어보이는 소녀를 바라보던 소년은 그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어보일 뿐이었다.
" 여긴 내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장소야. "
" 아, 그렇구.. 뭐? "
소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소녀가 이내 눈을 크게 떠보이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런 소녀에게서 시선을 거둔 소년은 하늘에 떠있는 별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늘에 떠있는 여름의 대삼각형
" 이거 기억나? "
자신이 소중히 간직해왔던 유리구슬을 꺼내보이며 소년은 작게 웃었다. 별빛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구슬을 바라보며 소녀는 멍하니 눈을 끔뻑였다.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이는 백금발. 부드럽게 지어지는 미소. 하늘에 떠있는 여름의 대삼각형. 그리고
" 내 마지막 소원은 언제나 너와 함께 할 수 있기를 이었어. "
[" 계속 너와 함께할 수 있기를 "]
꿈속에서 보았던 마지막의 대사.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어린시절의 추억. 소녀는 조금 당혹스러운 눈으로 소년을 바라보았고, 소년은 그저 조용히 웃어보일 뿐이었다.
" 그날부터, 나는 널 좋아했어. 해리 "
불어오는 바람. 소년과 소녀를 비추는 몽환적인 달빛. 손에 쥐어진 유리구슬은 별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날은 처음으로 소녀가 사랑에 빠진, 따스했던 여름날이었다.
